자존감과 타인에 대한 존중

by d_ijk_stra

계속 올리는 내용 없는 글 씨리이즈…!

내 주위 사람들은 많이들 알겠지만, 나는 자존감이 낮은 편이다. 지나친 겸손이라며 재수 없어하는 사람들도 좀 있을지 모르겠고, 나도 내가 그런 것 아닌가 종종 의심해 보기도 하는데, 이따금 ‘내가 스스로에 대해 너무 낮게 평가했었구나’라고 확인할 수 있는 순간들이 찾아오는 걸로 봐서 꼭 가식만은 아닌 것 같다.

그냥 개념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자존감이 낮으면 겸손하고 친절한 사람이 될 것 같은데, 내가 그런 사람으로 실제 살아보니 그게 꼭 그런 것은 아니고 오히려 반대의 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나는 스스로가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고 느끼는 만큼 ‘나조차도’ 왠만치 할 수 있는 일을 남이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대학원을 입학하기 전 한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나 잠시 직장 생활을 할 때, 남들이 나보다 부족한 점이 있으면 어째서 이런 것도 하지 못하냐며 쉽게 짜증을 내는 굉장히 싸가지가 없는 사람이었다. (미안했어요…)

그런데 대학원에 와서는 이런 태도를 고칠 수밖에 없었다. 학문적인 연구는 각자가 스스로의 영역에 고도로 전문화하기 때문에, 지도교수조차도 내 연구 주제의 디테일에 들어가면 아무래도 나보다는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양한 연구자들을 만나 서로의 전문 영역에 대한 지식을 교류하면서 처음에는 내가 잘 알고 있는 것을 상대가 잘 모르는 것에 놀라고 속으로는 답답해하기도 했지만, 교류를 계속함에 따라 이내 그들이 그 외의 면에 있어서는 얼마나 박식하고 사고력이 뛰어난지를 확인하게 되면서, 각자가 자신만의 장점을 갖고 있다는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나 나올만한 당연한 진실을 뒤늦게서야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타인의 단점에 (상대적으로) 많이 관대해진 것 같아 나름 뿌듯하다. 대학원에 와서 얻은 것들이 아주 많지만, 그 중에 으뜸을 꼽자면 이 경험을 꼽고 싶다. 스스로를 아끼는 연습은 좀 더 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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